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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아이티센그룹은 인수합병(M&A)으로 IT 서비스 수직·수평계열화를 구축했다. 공공부문 시스템통합(SI)으로 초석을 놓고 금융 등 민간 시장과 네트워크통합(NI), 아웃소싱(ITO), 클라우드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쌍용정보통신을 인수하며 5000억원대 자산을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거듭난 아이티센그룹은 M&A 전략 동반자 '수앤그룹(SU&Group)'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티센그룹은 지난해(연결 기준) 자산총액 5419억원을 기록했다. '쌍용정보통신' 인수로 공공부문을 비롯해 금융과 국방, 스포츠 등 시장으로 사업 영역도 확장했다.

몸집을 키우는 데 혁혁한 역할을 한 쌍용정보통신 인수는 크로스보더 M&A 전문 '수앤그룹'과의 합작품이다. 수앤그룹은 2005년 설립된 '수앤파트너스'와 2016년 출범한 '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를 거느린다. 수장 김철중 대표는 LG그룹 출신으로 'Deloitte Tohmatsu Consulting Tokyo'를 거쳐 옛 디유하이텍 대표 등을 역임했다.


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1월 신기술사업금융사 인가를 받은 데 이어 4월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 업무집행사원으로 등록했다. 아이티센은 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 설립 당시 25억원을 출자하며 현재 2대주주(25%)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대주주는 28% 지분을 가진 수앤파트너스다.

아이티센그룹은 지난해 계열사에 편입한 쌍용정보통신과 더불어 소프트센 매각 등 굵직한 M&A 딜을 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했다. 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는 라인선스 취득 첫해 위니아딤채(옛 대유위니아) 3대주주에 이름을 올리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아이티센그룹은 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가 운용사로 나선 '수피아이티센 사모투자합자회사(PEF)'를 활용해 쌍용정보통신을 인수했다. 쌍용정보통신은 지난해 6월 한앤컴퍼니에서 아이티센그룹으로 편입됐다. 인수 주체는 수피아이티센홀딩스로 수피아이티센PEF(105억원)와 아이티센(30억원), 콤텍시스템(75억원)이 출자해 설립했다.

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는 아이티센그룹 계열사였던 소프트센 매각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아이티센은 2019년 12월 소프트센을 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가 주도한 '수피센투자조합'에 매각했다. 이 투자조합은 홍콩 셩다 인터내셔널이 최대출자자로 참여한 곳이다.

당시 아이티센은 소프트센 매각으로 250억원을 확보했다. 신규 사업 영역인 클라우드 기술 확보를 위한 재원이 됐다. 아울러 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를 거점으로 '수피센투자조합'에 출자한 중화권 투자자들과 네트워크를 맺어 해외 진출 교두보로 삼았다.

아이티센그룹과 수앤그룹 협업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콤텍시스템과 쌍용정보통신 등 계열사들도 클라우드와 같은 신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해 M&A를 적극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클라우드 등 4차산업 기술 분야는 공공부문도 기존과 달리 대기업 참여 제한을 완화하고 있어 경쟁이 심화되는 곳이다. 아이티센그룹이 단기간 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M&A라는 지름길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IT 부문 크로스보더 M&A에서 전문성을 드러낸 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가 아이티센그룹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매물 발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도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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